체중 감량 주사로 전 세계가 들썩이는 GLP-1 계열 약물. 오젬픽, 위고비, 젭바운드 같은 이름이 이제 다이어트 시장에서 빠지지 않는 단어가 됐다. 그러나 화려한 효과 뒤에는 환자들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미국 의료계는 최근 환자들에게 시술 전 부작용을 충분히 인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광고 말미에 빠르게 흘러가는 부작용 안내만으로는 환자가 자기 몸의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메스꺼움, 근손실, 탈모, 기분 변화처럼 일상에 영향을 주는 증상이 적지 않아 한국에서도 처방 전 신중한 상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GLP-1 약물은 소장에서 분비되는 동일 명칭 호르몬을 모방한다.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추며, 뇌에 포만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천연 호르몬은 몇 분 만에 분해되지만 합성 약물은 며칠에서 몇 주간 활성 상태를 유지한다. 이 지속성이 효과의 비결인 동시에 부작용의 출발점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메스꺼움과 위경련이다. 임상 자료에 따르면 약 80%의 사용자가 한 가지 이상 부작용을 경험한다. 구토, 변비, 설사 같은 위장 문제도 자주 보고된다. 위 배출이 느려지면서 음식이 오래 머물러 가스, 복부 팽만, 이른바 ‘유황 트림’으로 불리는 강한 냄새의 트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계란이나 가금류처럼 황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었을 때 두드러진다.

장기 복용자들이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빠른 체중 감소와 함께 근육량이 20~25%까지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탈모, 피부 감각 이상, 우울감이나 의욕 저하 같은 정서적 변화도 보고된다. 일부 환자는 술이나 단 음식에 대한 욕구가 사라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관리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저용량에서 천천히 증량하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며, 하루 2~3리터의 수분을 챙기는 식이다. 근손실을 막기 위한 주 2회 이상 근력운동도 필수다.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 과음은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체중 감량 속도는 주당 약 0.5kg, 3개월에 체중의 5% 정도가 임상적으로 안전한 기준이다. 그 이상으로 빠진다면 의사 상담이 필요하다. 심한 복통, 지속되는 구토, 진흙색 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담낭 문제나 신장 합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GLP-1은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지만 모든 사람에게 맞는 만능 해법은 아니다. 처방 전 본인의 건강 상태와 가족력을 충분히 점검하고, 시작 후에도 정기 검진을 빠뜨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