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서 대형 화학물질 탱크 폭발 우려로 약 5만 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맞은 휴양지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이라 충격이 더 크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항공우주 기업 GKN에어로스페이스의 가든그로브 공장이다. 이곳에 저장된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탱크가 지난 목요일부터 과열되면서 폭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탱크 내부 온도계는 이미 측정 한계치인 100도에 도달한 상태다.
다행스러운 소식도 나왔다. 오렌지카운티 소방당국은 24일 탱크 내부에서 균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균열을 통해 내부 압력이 일부 빠지고 있어, 폭발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의 MMA는 항공기 캐노피와 윈드실드 제작에 쓰이는 핵심 원료다. 평소 50도 부근에서 안정적이지만, 온도가 오르면 자체적으로 연쇄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반응에서 발생한 열이 다시 반응을 가속시키는 이른바 '열폭주' 구조다. 한 번 시작되면 통제가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골칫거리다.
소방당국은 탱크 외부를 얼음처럼 얼려 내부 반응을 늦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7천 갤런에 달하는 화학물질이 한꺼번에 유출되거나 폭발할 경우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
당국이 공개한 폭발 영향권 지도에는 시설을 중심으로 세 개의 동심원이 그려졌다. 안쪽부터 심각·중간·경미한 피해 예상 구역이다. 디즈니랜드와 너츠베리팜은 대피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디즈니 측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상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주민 피해는 이미 시작됐다. 일부 거주자들은 두통과 어지럼증, 호흡기 자극을 호소하고 있다. 인근 학교 13곳은 휴교에 들어갔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됐다. 졸업식이 연기된 고등학교도 있다.
법적 공방도 본격화됐다. 대피 구역에 거주하는 부부가 GKN에어로스페이스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회사가 위험 물질을 부주의하게 관리해 지역사회 전체에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다. 이미 100명 이상의 주민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GKN은 2020년에도 환경 규정 위반으로 약 90만 달러의 벌금을 낸 전력이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