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연방판사의 '소환 대기' 명령을 받고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 동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머스크는 자신이 직접 제기한 OpenAI 상대 소송 재판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시점에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판사는 추가 증언을 위해 언제든 다시 부를 수 있다고 못 박은 상태였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법정 해프닝으로 넘기기 어려운 사안이다. 테슬라, X, xAI 등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 가치와 직결된 법적 리스크가 또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번 재판은 머스크가 OpenAI 공동 창업자 자격으로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이다. 비영리로 출발했던 OpenAI가 영리 부문을 만들며 창립 취지를 배신했다는 게 핵심 주장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사흘에 걸쳐 직접 증언대에 섰다.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4월 30일 머스크를 증인석에서 내려보내며 "퇴정은 가능하지만 소환 대기 상태는 유지된다"고 분명히 했다.

문제는 며칠 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단에 합류해 베이징으로 떠난 것이다. NBC뉴스는 머스크가 출국 전 판사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밴더빌트대 제프리 벨린 교수는 소환 대기 상태의 증인이 출국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판사가 격분할 경우 재판 흐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요일은 증거조사 마지막 날, 목요일은 최종변론이 예정돼 있다. 만약 OpenAI나 공동 피고인 마이크로소프트, 혹은 판사가 머스크를 재소환할 경우 단기간 내 귀국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시장의 관심은 결국 두 가지로 모인다. 첫째, 이번 사건이 테슬라 주가와 머스크 보유 기업의 거버넌스 리스크에 미칠 파장이다. 둘째, 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 진영의 AI 패권 구도가 어떻게 정리될지 여부다.

한국 시장에도 영향이 없지 않다. 국내 AI 관련주, 반도체, 빅테크 ETF는 OpenAI와 머스크 진영의 갈등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특히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은 이번 재판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분위기는 차분하지만 긴장감이 감돈다. 머스크 특유의 즉흥적 행보가 또 한 번 법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의 막대한 자산이 단기간 내 귀국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자들이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는 명확하다. 이번 주 최종변론 결과, 판사의 추가 조치 여부, OpenAI 영리화 구조에 대한 법원 판단, 그리고 트럼프 방중 일정 종료 후 머스크의 복귀 시점이다.

AI 산업 재편 시나리오가 본격 가동될 수 있는 분기점인 만큼, 다음 주 발표될 판결 동향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