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 협상 책임자가 미국의 추가 군사 행동 가능성에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휴전·핵 협상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국제사회 긴장감도 빠르게 커지는 분위기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현지시간 11일 “미국이 다시 공격에 나설 경우 충분하고 정당한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미국의 압박 전략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14개 항 합의안’을 둘러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나왔다. 이란 측은 미국이 자국의 권리를 인정해야만 갈등 해소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미국 내부에서는 이란의 핵 개발과 군사 활동을 둘러싼 우려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국제 유가는 중동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민감하게 움직였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은 향후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란 내부 분위기도 복잡하다. 강경 보수 세력은 협상에 나선 온건파 정치인들을 향해 지나치게 미국에 유화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갈리바프 역시 협상 과정에서 타협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일부 강경 진영의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이 실제 군사 행동보다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과 이란 모두 군사적 긴장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상태인 만큼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과 방산 산업, 안전자산 시장 변동성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과 국제사회가 미국과 이란의 다음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